고객 만족도 조사의 함정, NPS와 고객 조사 방법론

dinsights.net에서는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할 때 5점과 1점만 선택할 수 있다. 2~4점은 선택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시스템을 만들어둔 이유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2~4점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객 만족도 조사를 할 때 5점 만점, 10점 만점으로 조사하는 경우가 많다. 5점 척도, 10점 척도라고 부르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재미있게도 점수가 5점 만점 또는 10점 만점 부근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호텔에서 제공한 서비스에 얼만 만족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거의 대부분의 고객이 5점을 주고, 일부 고객이 4점 이하의 점수를 주는 것이다. 그러면 조사 담당자는 “5점 비율이 이렇게 높으니 우리 호텔의 서비스는 아주 훌륭하군!”이라는 결론을 내려버릴 수 있다. 실제로는 호텔의 서비스가 엉망인데도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만족도 조사에 잘 참여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참여하더라도 대충 5점, 10점을 주고 넘어간다. 아무리 대단한 기업이라도 고객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6~7점 어딘가에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이 중간 지점을 기준으로 정규 분포를 이룰 것이다. 그런데 아주 만족한 고객이 대부분인 조사 결과가 정말 믿을만한 결과일까?

정규분포,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정규분포,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10점 척도, 5점 척도에 따른 조사 결과가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NPS(Net Promoter Score)가 개발되었다. 우리말로 순 추천 지수라고 부른다. 전체 고객 중 추천 고객의 비율에서 비 추천 고객의 비율을 뺀 수치를 의미한다.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다음 이미지를 보면 간단히 이해할 수 있다. 우선 10점 척도의 응답을 1~6점, 7~8점, 9~10점 세 가지로 분류해보자. 여기서 1~6점은 비 추천 고객이고, 7~8점은 중립 고객, 9~10점은 추천 고객이다.

NPS를 위한 10점 척도 분류
NPS를 위한 10점 척도 분류

앞서 말했지만 10점 척도를 사용할 경우 대부분의 고객이 9~10점을 주기 때문에 9~10점을 준 고객의 숫자는 매우 많을 것이다. 그러면 9~10점 고객만 보고는 실제 고객의 생각을 알기 어려우니 1~6점 고객의 숫자를 이용한다. 9~10점을 준 고객의 숫자에서 1~6점을 준 고객의 숫자를 빼고, 이 숫자를 전체 고객의 숫자로 나눈다.

NPS 계산 방법
NPS 계산 방법

예를 들어 총 응답자 숫자가 300명이고, 이 중 9~10점 응답자가 230명, 1~6점 응답자가 60명, 7~8점 응답자가 10명이라고 해보자. NPS는 추천 응답자 230명에서 비 추천 응답자 60명을 제외한 뒤, 총 응답자인 300명으로 나눈 값이 된다. 그러면 이 값이 약 56.7%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76.6%나 추천 응답을 했다고 판단해서 서비스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판단했는데, 실제로는 순 추천 지수가 56.7% 였던 것이다.

NPS는 국가에 따라, 산업에 평균 값이 달라질 수 있으나 50점만 되더라도 매우 준수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NPS도 실제 마케팅 현장에서는 인사이트를 주기 어렵다. 왜냐하면 비교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NPS를 이용해 고객 만족도 조사를 했다고 해보자. 그리고 NPS 수치가 60점이 나왔다. “오! 정말 대단하네요!”라고 하고 넘어가면 끝일까? 아마 조사 방법이 잘못 되지는 않았는지, 다른 백화점의 NPS 수치는 얼마나 되는지, 다른 국가의 백화점 NPS 수치는 얼마나 되는지 매우 궁금해질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실제 마케팅 현장에서는 추천, 비추천의 흑백논리로 조사하는 방법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추천, 비추천의 2문항으로 추천 의향을 빠르게 조사하고 (추천-비추천)/(추천+비추천) 계산 방법으로 간이 순 추천 지수를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순 추천 지수는 지속적으로 조사하여 추이를 지켜본다. 추이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긴다면 그 원인을 찾는 일에 주력한다.

오히려 이런 정량적인 조사보다 정성적인 조사가 더 중요하다. 시간과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고객을 직접 만나 주기적으로 고객의 실제 목소리를 들어보는 편을 추천한다. 정량적인 조사로 알아낼 수 있는 사실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고객을 많이 만날 필요도 없다! 주기적으로 3~5명만 만나더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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