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테크 이야기 1 – 법률서비스 시장에 네이버 엑스퍼트가 등장했다!

네이버가 법률서비스 시장에 손을 뻗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11월 지식인 엑스퍼트(eXpert)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식인 엑스퍼트는 특정 분야의 지식 전문가와 네이버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1:1 커뮤니케이션하는 지식 상담 플랫폼이다. 네이버 이용자는 네이버 엑스퍼트를 통해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등 법률 전문가와 간편하게 1:1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 엑스퍼트 메인

엑스퍼트의 성장세는 상당히 가파르다. 2021년 기준 1만 명에 가까운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고, 누적 상담 건수는 94만건을 돌파했다. 많은 변호사가 엑스퍼트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데, 활발히 활동하는 변호사는 엑스퍼트를 통해 약 5,000회에 가까운 유료상담을 진행했고, 약 3,000개의 이용자 후기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엑스퍼트 변호사 페이지

네이버가 법률서비스 시장에 손을 뻗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세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장의 빠른 성장, 척박한 시장 환경, 시대적 환경의 변화가 배경이 되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첫째, 국내 법률서비스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9년 법률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약 6조 3천억원이며,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연 평균 약 8% 성장했다. 법률서비스를 더 넓게 보아 세무, 회계, 특허 등으로 확장하면 그 규모와 성장세는 더 커질 수 있다.

둘째, 우리나라의 법률서비스 환경은 매우 척박하다. 대법원은 ‘나홀로 소송(https://pro-se.scourt.go.kr)’이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나홀로 소송이란 법률 대리인의 도움 없이 직접 소송을 진행하는 일을 의미한다. 2020년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 6월까지 민사본안 소송 529만건 가운데 원고와 피고 모두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경우는 384만건이었다. 민사본안 소송의 72.6%가 양쪽 모두 나홀로 소송으로 치러진 셈이다. 원고와 피고 중 한 명이라도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하면 비율이 93.1%로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대법원은 나홀로 소송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소송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 소송을 위한 준비와 소송 이후의 절차에 대한 안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민사소송 6가지 사건 유형인 대여금, 매매대금, 임대차보증금, 약정금, 임금, 양수금에 대해서는 소장과 소송관련 기본 서식들을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변호사의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정말 많은 셈이다.

대법원 나홀로 소송

셋째, 시대적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독일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바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제시하며 지능화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여러가지 기술이 융합되어 현실 세계의 모든 것이 가상 세계로 연결되고 이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법률서비스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 예측되는 분야 중 하나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사라질 것이라 예측되는 직업에는 항상 변호사가 꼽히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과거의 법률서비스는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며, 새로운 방식의 법률서비스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네이버의 이러한 움직임은 법률서비스 시장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 변호사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했고, 대한변호사협회는 네이버 엑스퍼트 서비스가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고발사건 수사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사법 규정상 변호사가 아닌 자가 변호사 업무를 통해 이익을 분배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네이버는 변호사의 ‘상담’이라는 업무를 통해 일정한 이익을 얻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엑스퍼트와 같은 IT(Information Technology)가 법률서비스 시장을 바꿀 것이라 보고 있다. 금융과 IT의 결합을 핀테크(Fintech)라고 부르는 것처럼 법률과 IT의 결합을 리걸테크(Legaltech)라고 부른다. 이미 미국에서는 리걸테크를 기반으로 수많은 기업이 탄생했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0년대 중후반부터 많은 리걸테크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과연 법률서비스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