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테크 이야기 3 – 법률서비스 산업의 역사

우리나라에서 근대적 사법제도는 1895년 선포된 홍범14조와 재판소구성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같은 해 4월 법부령 제3호로 민사형사소송규정을 공포하면서 당사자를 대신해 법률절차를 수행하는 대인제도가 만들어졌다. 이는 변호사제도와 거의 유사하지만 아직까지는 변호사제도가 도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변호사제도의 시작은 19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제국 시기였던 1905년 11월 8일 법률 제5호로 변호사법이 제정되었고 같은 달 17일 법부령 제3호로 변호사시험규칙이 제정되었다. 1906년에는 홍재기, 이면우, 정명섭 3인이 각각 1, 2, 3호의 인가증을 수여받아 최초의 변호사가 되었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에도 조선총독부와 미군정에 의해 변호사제도가 시행되었다.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 변호사제도가 시행된 것은 1949년이다. 1949년 11월 7일 변호사법이 제정되어 자유독립국가로서 변호사법을 가지게 된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변호사는 백인당 이태영(1914~1998)이다. 1946년 33세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하였고 1952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판사로 임용되기를 희망하였으나 이승만 대통령의 반대로 판사 임용은 무산되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여자는 아직 시기상조이니 당치 않다”는 쪽지를 붙였다고 한다. 하지만 단지 여성이기 때문만은 아니었고 이태영 변호사가 야당 정치인이었던 정일형의 아내였다는 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195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는 변호사가 매우 희소한 직업이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처음 설립된 1952년에는 등록 변호사가 807명에 불과했으며, 약 20년이 지난 1970년까지도 1,755명에 그쳤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족한 변호사의 숫자를 보완하기 위해 ‘사법서사’라는 제도를 운영했다. 사법서사란 현재의 법무사로, 1954년 국회에서 사법서사법이 제정됨으로써 공식적인 전문 자격사로 인정받는다. 사실 사법서사라는 개념은 그 이전에도 존재했다. 1919년 일제 강점기의 ‘사법대서인법’에 의해 시작되었고, 1948년 미군정기에도 ‘사법서사법’이 시행되었다. 사법서사법은 1990년 법무사법으로 개정되면서 공식적으로 법무사 제도가 시행된다.

영화 변호인에도 사법서사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극중 등장하는 송우석은 부동산 등기 업무를 통해 떼돈을 버는데, 작중 변호사 모임에서 “부동산 등기 일을 변호사가 해도 되나?  그거 원래 사법서사들 하는거 아닌가?”라는 말을 듣는다. 송우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만들어진 인물인데,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부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해 등기업무를 주로 수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변호사 숫자는 1980년대부터 점점 큰 폭으로 늘어나기 시작한다. 1980년대 말에는 2,575명으로 등록변호사 숫자가 크게 늘었고, 1990년대 말에는 4,338명으로 증가했다. 2000년대 말에는 최초로 1만명을 돌파하며 11,016명에 달했다. 2009년에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서 2010년대에는 등록변호사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2월 기준으로 3만 명을 돌파했다. 2014년에 처음으로 2만명을 넘어섰으니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사이에 1만명이 늘어난 셈이다.

연도별 등록 변호사 숫자의 변화

변호사 숫자에 대해서는 정부와 변호사협회의 의견이 갈린다. 2020년을 기준으로 미국, 영국, 독일의 인구 1만명당 변호사 숫자는 약 41명, 32명, 20명이었다. 우리나라는 약 5명이다. 법무부는 ‘적정 변호사 공급규모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평균적인 선진국의 경우 높은 수준의 변호사가 공급되고 있으므로 로스쿨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을 85% 수준으로 확대해도 해외 주요국과 격차가 크게 감소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2021년 10회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은 로스쿨 입학정원 대비 75%였다. 반면 변호사협회는 일본의 예를 들며 입학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경제규모가 한국의 2.5배에 달하지만 인구 1만명당 변호사 숫자가 약 3명에 불과하다.

변호사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다 보니 사회 곳곳에서 여러가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2021년 대한변호사협회는 ‘로앤컴퍼니’가 운영하는 온라인 변호사 중개 플랫폼인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로앤컴퍼니는 이에 반발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2016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로톡을 고발했고, 2019년 대한변호사협회가 로톡을 고발했으나 모두 무혐의 처리되었으나 2021년 다시 갈등에 불이 붙은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가 자본에 종속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과연 앞으로 법률서비스 산업은 어떻게 변화해나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