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수임료 정말 300만원 밑으로 떨어질까?

최근 한국일보에서 변호사 수임료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300만원이 깨졌다는 기사를 썼다. 필자의 리걸테크 이야기에서 지적했던 나홀로 소송, 변호사 숫자의 증가를 다루니 반가웠다. 하지만 정말 변호사 수임료가 300만원 밑으로 떨어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변호사 수임료가 300만원 밑으로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일보, 변호사 수임료 300만원도 깨졌다… 나홀로 소송, 리걸테크, 인원 증가 삼중고

변호사 수임료가 300만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 보는 이유는 세 가지다. 여기서 변호사 수임료랑 소송의 착수금을 의미한다. 첫째, 소송 업무는 업무 효율화가 불가능하다. 둘째, 변호사는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다. 셋째,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는 묘한 역학 관계가 존재한다.

우선 첫번째, 소송 업무는 업무 효율화가 불가능하다. 필자는 리걸테크 이야기 – 법률서비스의 이해라는 글에서 법률서비스는 송무, 비송, 자문으로 나뉜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비송 영역에서는 법률 서류를 작성하고 법원에 제출하는 일만 하면 되기 때문에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서류 작성을 컴퓨터에게 맡겨 자동화하고 법원에 제출하는 일을 법원에서 제공하는 전자접수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무나 자문 영역은 업무 효율화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변호사가 소송 업무를 처리할 때는 여전히 많은 시간을 써야 하고 수임료를 일정 수준 이하로 받기란 대단히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다음으로 두번째, 변호사는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다. 우선 필자는 변호사가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 이는 변호사라는 직역을 옹호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다. 단지 리걸테크라는 산업에 몸 담으며 느끼고 관찰한 바를 서술하는 것 뿐이다. 필자는 리걸테크 산업에 몸담으며 변호사가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일부 법률 소비자는 변호사의 역할을 대단히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큰 오해라고 본다. 법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변호사를 만나 조언을 듣고 변호사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의뢰인은 법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잃는 경우가 대단히 많기 때문이다. 많은 의뢰인이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며 본인에게 유리한대로 상황을 해석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변호사는 다르다. 변호사는 아무리 대리인이라 해도 본질적으로 제3자인 ‘남’이기 때문에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본인의 판단보다는 변호사의 판단을 믿는 편이 유리하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변호사가 대체될 수 있으리라는 예측도 있지만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보고 있다. 일단 AI 기술이 그만큼 발전하지도 못했다. 다른 분야이기는 하지만 IBM이 개발한 헬스케어 AI인 왓슨은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고 IBM은 왓슨을 매각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IBM, 왓슨 헬스 사업 매각 검토” 하지만 AI는 전문가로서 의뢰인을 리드할 수 없다. 아무리 AI가 발전한다 해도 전문가로서 의뢰인을 리드하면서 소송을 승리로 이끄는 일은 사람인 변호사만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세번째,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는 묘한 역학 관계가 존재한다. 정말 이상한 이야기지만 의뢰인은 수임료가 싼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지 않는다. 살면서 이혼 소송을 여러번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살면서 개인회생을 여러번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살면서 임대차 분쟁으로 소송을 여러번 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인생에서 변호사를 만날 일은 정말 적다. 아마 평생 한 번 만나는 사람보다 한 번도 안 만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마치 변호사란 차나 집 같은 성격의 재화, 서비스인 셈이다. 이는 한번 이용할 때 제대로 이용하자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명문대 출신, 특히 서울대 출신 변호사가 더 수임이 잘 된다. 마치 BMW, 아우디보다 벤츠를 더 선호하는 심리와 유사하다. 변호사를 여러명 만나서 여러 곳에서 수임료 조건을 따져보게 되는데 유독 한 곳이 수임료가 낮다면 과연 그 곳을 선택할까? 답은 아니다. 저렴한 것엔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아는 분이 소개를 해주셨다”는 식으로 할인을 받았다던가 하는 이유가 있다면 모르겠다. 그렇지 않고서야 유독 가격이 저렴한 변호사를 택할 일은 없다. 모두 다 가격을 낮췄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모든 변호사가 수임료를 낮추지 않는 한 변호사 수임료가 300만원 이하로 낮아질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착수금이 300만원보다 낮아질 수는 있다. 의뢰인이 지금 당장은 사정이 어려우니 수임료는 낮춰주고 성공보수를 높게 드리겠다고 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결국에는 총 비용이 동일한 셈이다. 변호사 비용이 착수금과 성공보수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