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사업기획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세 가지

기업의 본질은 경쟁, 스타트업은 경쟁을 간과해선 안 된다.

기업의 본질은 경쟁이다. 우리는 절대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전략의 본질은 ‘경쟁 전략’이며 마케팅의 본질은 고객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향한 경쟁이 된다. 고객, 즉 시장은 무한하지 않다. 마케팅 활동은 유한한 시장을 전제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쉽게 망각한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로 새로운 고객,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고객, 시장 창출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고객은 새로운 제품 개념이나 서비스 개념에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결국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단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스타트업 시장조사 기관 CB Insights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12가지 이유 중 2위가 시장 수요가 없었기 때문이며, 3위가 시장 경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1위는 자금 조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스타트업의 실패 이유 2위가 시장 수요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보면 그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잘 알 수 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발명품을 통해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 발명가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 당신은 창의적인 발명가가 아니다. 새로운 제품 개념, 서비스 개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경쟁해야 한다. 이미 존재하는 제품 개념이나 서비스 개념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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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존재하는 제품 개념, 서비스 개념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는 일에도 굉장히 큰 창의성이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대형마트에서 파는 물건을 집 앞까지 배송할 수 있을까? 지금은 택배 회사를 이용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물건을 무진장 빠르게 새벽에 배송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국적으로 빠른 배송을 가능하게 하려면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할까? 이 일이 바로 당신이 해야 하는 일이다.

물론 그래도 실패할 수 있다. 왜냐하면 스타트업의 실패 이유 3위가 시장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당신의 아이디어를 좋아한다고 해보자. 경쟁자가 그 아이디어를 쉽게 따라할 수 있지 않을까?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아이디어를 따라하는 일은 전혀 나쁜 일이 아니다. 경쟁에서 밀려나면 죽는다. 고객이 좋아하면 최대한 빠르게 쫓아가야 한다. 그리고 기존 기업이 구축한 레거시를 당신의 작고 작은 기업이 금방 따라갈 수 있을까? 기존 기업은 거대한 산이고 당신의 기업은 아주 작은 모래 언덕에 불과하다. 당신이 투자자라면 왜 당신 기업에 투자해야 할까? 당신이 고객이라면 대체 왜 당신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할까? 신생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신생 기업에 투자할 사람은 잘 없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싹 사라졌다면 이 글을 작성한 목적 중 하나를 잘 달성한 셈이다. 스타트업 창업은 매우 어렵다. 스타트업에 취업할 생각이 있었다면 어서 포기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알아보는 편이 좋다. 하지만 뭔가 마음 속에서 “아닌데? 나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고 반항심이 생긴다면 당신은 스타트업을 할 수 있는 성격의 인재다. 아니면 최소한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진 인재다.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적어도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경쟁, 운영, 마케팅이다.

첫째, 경쟁 압력을 이겨낼 방법(경쟁 전략)을 찾아라. 스타트업은 기업이고 기업의 본질은 경쟁이다.

둘째, 확고한 운영 전략을 수립하라. 기업 운영은 경쟁 전략보다 중요하다.

셋째, 분명한 마케팅 전략을 만들어라. 경쟁의 본질적 목적은 마케팅, 즉 고객 창출이다.

첫째, 경쟁 압력을 이겨낼 방법(경쟁전략)을 찾아라.

당신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반드시 대체재가 존재한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제품 개념이나 서비스 개념은 없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가 반드시 존재한다. 그 무언가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닐 수도 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냥 예전 방식대로 한다.” 당신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거나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사람의 특성이다. 불편함을 해소해주기 위해 돈을 더 쓰는 일은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예전 방식을 선택한다. 세상이 많이 바뀌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현금만 받는 가게가 있다. 카드 결제, 간편 결제라는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만약 당신이 경쟁 압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매우 심각한 위협에 봉착할 수 있다. 경쟁 압력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첫째, 지금 당장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직면하게 될 경쟁이다. 당신이 뛰어들 시장에는 어떤 형태로든 경쟁기업이 존재한다. 직접적인 경쟁을 하든, 간접적인 경쟁을 하든 말이다. 아예 경쟁하지 않고 홀로 사업을 펼칠 수는 없다. 둘째,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좋은 성과를 거두었을 때 직면하게 될 경쟁이다. 잘 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따라하려는 니즈는 항상 존재한다. 당신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면 카피캣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카피캣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거대 기업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업을 기획할 때 두 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봐야 한다.

  1. “즉시 직면하게 될 경쟁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2. “카피캣의 도전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경쟁 압력을 고려하지 않고 당신이 만들고 싶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든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저절로 팔려 나간다는 이야기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좋은 제품에 적절한 가격을 책정해야 하고, 경쟁 제품보다 더 매력적인 요소를 찾아서 고객에게 알려야 하며, 경쟁자가 제품을 똑같이 카피하려고 시도할 때 어떻게 대응해서 경쟁자를 물리칠지 고려해야 한다. 제품 개발에만 전념해서는 경쟁 압력을 이겨낼 수 없다.

둘째, 확고한 운영 전략을 수립하라.

기업 운영은 세 가지 개념으로 귀결된다. 첫째, 성과 창출, 둘째, 비용 절감, 셋째, 빠른 속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더 빠르게,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한다.” 경쟁 전략은 새해 계획과도 같다. 아무리 새해 계획을 잘 세운다 하더라도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새해 계획을 다음 해에 실천해도 곤란하다. 새해 계획을 세우는데 자신의 연봉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면 더 큰 문제다. 기업 운영은 계획을 실천하는 과정이다. 당신이 창출해야 하는 성과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한다. 그리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여 계획을 실행한다.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성공 확률을 높이고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든다. 이러한 개념을 운영의 탁월성(Operational Excellences)이라고 한다.

운영의 탁월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당신의 기업이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배양해야 하고, 조직에 우수한 인재가 공급될 수 있도록 인재 영입 전략을 세워야 하며, 우수한 인재가 이탈하지 않도록 인재 관리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성과 관리 방법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봐야 하며, . 운영 전략의 하부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인재 선발(영입) 전략
  • 인재 관리 전략
  • 조직 문화 전략
  • 성과 관리 전략

스타트업은 조직이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빌드업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기획에 앞서 조직 기획과 운영 기획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 운영의 탁월성은 그 자체로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이 된다. 만약 당신의 기업이 경쟁 기업보다 운영 측면에서 훨씬 더 뛰어나다면 완전히 동일한 사업을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당신의 기업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밖에 없다.

셋째, 분명한 마케팅 전략을 만들어라.

기업은 왜 경쟁하는가? 경쟁의 본질적 목적은 고객 창출에 있다. 그리고 마케팅의 목적도 고객 창출이다. 다시 말해 기업의 경쟁과 마케팅 활동은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다. 마케팅 전략은 경쟁 전략의 매우 중요한 축이다. 그러므로 마케팅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사업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까? 우선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스타트업 마케팅 전략 3가지“를 소개한다. 앞서 경쟁 압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이는 마케팅 전략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개념이다. 마케팅에서도 경쟁자의 존재를 고려하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마케팅은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인식시키고 이를 통해 기업과 고객 사이에 가치 교환을 이끌어내는 과정이다. 사람의 인식 속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자리잡게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 서비스의 카테고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앞서 설명했듯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반드시 대체재가 존재한다. 이 대체재를 활용해서 인식을 만드는 일이 첫번째다. 대체재와 당신의 제품, 서비스가 동등하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동등점을 POP(Point of Parity)라고 한다. 고객의 인식 속에 POP를 형성했다면 다음으로는 제품, 서비스의 차별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차별점을 POD(Point of Difference)라고 한다.

제품, 서비스의 POP와 POD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이를 고객에게 명확하게 인식시키기 위한 메시지를 설계한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전달할 공간과 수단을 선택한 뒤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필요하다면 고객의 선택을 촉진하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할 수도 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최대한 많은 고객을 창출한다.

마치며

세 가지 전략, 경쟁 전략, 운영 전략, 마케팅 전략은 스타트업의 사업 기획에서 가장 기초적인 영역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췄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뜻대로 된다면 실패하지 않을 사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5년 생존률이 약 37%에 불과하다는 현실은 신사업이라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그러나 세 가지 전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기획한다면 거의 반드시 실패하고 말 것이다. 물론, 스타트업 경영진이 얼마나 바쁘고 힘든지는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의 소중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시작할 신사업의 성공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싶다면 적어도 이 세 가지는 반드시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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