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브랜드 이야기, 당옥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개인사를 기록하기 위함이 가장 컸다. 하지만 어쩌다보니 업무에 관한 글만 가득 쓰게 되었는데, 관심사가 그 쪽으로 가득 차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튼 이제는 좀 더 가벼운 이야기도 써보려고 한다. 뭐든 써서 남기고 싶다. 오늘은 신사동에 위치한 당옥을 다뤄본다.

당옥을 처음 알게된 때가 2018년 겨울이던가. 당옥의 오너인 신동민 쉐프가 운영했던 미코라는 일식집이 있었다. 가까운 지인께서 미코에서 식사를 사주셨었고 그 때 신동민 쉐프가 당옥이라는 일본식 디저트 가게를 오픈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우연히도 지인분과 신동민 쉐프가 친분이 있어 건너 들었던 이야기로 당옥을 처음 알게 되었다. 2022년 현재 미코는 없어졌지만 당옥은 여전히 성업중이고 미코의 서브 브랜드인 멘야미코도 성업중이다. 아무튼, 당시에 신동민 쉐프는 “신라호텔급 애플망고 빙수를 먹을 수 있는 디저트 가게를 만들고 있다.”라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물론 지인분께 하셨던 이야기다. 나는 신동민 쉐프와는 교류가 전혀 없다.

신라호텔급 애플망고 빙수라니! 당시 신라호텔 빙수를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당옥을 오픈하면 꼭 가서 먹어보리라는 결심을 했고, 당옥이 오픈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아마 2018년 늦겨울 즈음 당옥이 문을 열었을 것이다. 바로 방문하지는 못했고 그 해 봄 즈음에 방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연히 망고 철이 아니었기에 망고 빙수는 먹지 못했지만 ‘와케이크’라는 치크 케이크와 돈가스 샌드위치인 가츠 산도, 과일 타르트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2018년 여름, 드디어 애플망고 빙수를 먹었다! 사실 대단한 미식가도 아닌데 빙수 맛을 얼마나 잘 알았겠는가. 싱싱하고 달달한 좋은 애플망고에 부드러운 우유 얼음, 마스카포네 치즈까지 더하니 맛이 없을 수는 없었다. 아주 맛있게 잘 먹었던 기억이다. 아래 사진은 최근에 직접 찍은 멜론 빙수인데, 애플망고 빙수는 워낙 인기가 좋아 망고 물량이 들어오고 판매가 가능해지면 그날 거의 다 팔린다. 그래서 애플망고 빙수를 먹기는 쉽지 않다. 망고는 물량이 들어오면 즉시 팔지 않고 후숙 기간을 거치는데, 좋은 망고를 고른데다 후숙까지 거치니 더 맛있지 않을까? 인기가 좋을 수 밖에 없다.

당옥 멜론 빙수, 직접 촬영 (2022)

‘좋은’ 애플망고라고 이야기했는데, 당옥에는 ‘청애당옥‘이라는 서브브랜드도 있다. 농가와 함께 협업하여 좋은 과일을 직접 판매하는 브랜드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지는 않지만 당옥에서 판매하는 과일의 품질을 느낄 수 있는 요소다. 사실 과일 빙수를 주문하면 빙수라기보다는 과일이라고 느껴질만큼 압도적으로 많은 과일 양에 놀라고, 과일의 당도와 신선함에 놀라게 된다.

편하게 이야기하는 글이니 두서 없이 계속 써본다. 당옥은 디저트 가게다. 그리고 당옥의 오너인 신동민 쉐프는 일식 전문가다. 일식 전문가의 디저트 가게는 대체 뭐가 다를까. 대체 나는 왜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가? 첫째,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당옥에는 당옥에만 파는 메뉴가 있다. 치즈 케이크인 와케이크, 계절마다 바뀌는 과일빙수가 대표적이다. 과일빙수가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당옥의 빙수는 확실히 다르다. 일단 과일의 품질이 다르고, 빙수 안에 들어간 치즈가 색다른 경험을 준다. 빙수 안에는 티라미수에 들어가는 마스카포네 치즈가 들어 있는데, 우유 빙수와 마스카포네 치즈가 매우 잘 어울린다. 그리고 와케이크는 꼭 한 번 먹어보면 좋겠다. 둘째,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전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신동민 쉐프는 슈밍화 미코라는 일식집을 10년간 운영했던 쉐프다. 청담동에서 식당을 10년 운영했다는 것 만으로도 이 분의 내공이 느껴지는데, 당옥에서도 이런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당옥의 공간은 매우 협소하지만 화장실이 항상 깨끗하고 가게에서 정돈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끔 운이 좋으면 신동민 쉐프가 직접 가게에 나와 일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오너 쉐프가 가게에 출근해 시간을 쏟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관리를 하고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아무튼 이렇게 당옥은 독특하면서도 운영이 잘 되는 공간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물론, 신라호텔 빙수에 비하면 매우 저렴하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돈 주고 빙수를 먹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신경쓴 디저트를 먹어보고 싶다면 한번쯤 방문하기를 권한다. 참고로 주차공간이 없으니 방문 전 주차할 곳을 확인할 것. 가로수길은 주차 요금이 대부분 비싸다. 당옥 인스타그램에 최신 정보가 늘 게시되니 인스타그램도 참고하도록 하자.

당옥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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