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브랜드 이야기, 비야게레로

오늘은 삼성동에 위치한 타코 가게, ‘따께리아 비야게레로’를 이야기해보자.

따께리아 비야게레로, 도시인들을 위하여!, 2022 직접 촬영

비야게레로는 사실 어떻게 처음 알게 되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이 가게를 알게 되었을 당시에는 타코에 푹 빠져 있었다는 사실만 기억난다. 그리고 타코라는 음식도 꽤나 유행했었다. 이태원의 바토스에도 줄을 서서 먹던 때였고 감성타코라는 가게도 다녔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타코를 먹고 먹다 ‘진짜 타코를 먹어보자!’라는 마음으로 방문했던 집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의 느낌은 ‘여기가 한국인가 멕시코인가?’라는… 강렬한 인상. 사실 멕시코를 가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멕시코에 한인타운이라는 곳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멕시코 한인타운의 멕시코 교포 2세를 위한 타코집이 있다면 이런 느낌 아닐까! 현지스러운 느낌인데 한글!

브랜딩이라는 것이 제대로 성공하려면 브랜드를 경험한 사용자가 브랜딩의 의도대로 “이 브랜드는 이거구나”라는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멕시코 현지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브랜드를 경험한 사용자가 “20대 감성의 트렌디한 음식점”을 떠올리면 곤란하다는 의미다. 설명이 어려운데, 비야게레로를 보면 된다. 두 장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인상. “아 이거 멕시코네”

비야게레로 메뉴판, 2022 직접 촬영

비야게레로는 까르니따와 초리소 두 가지 단촐한 메뉴 구성을 가지고 있다. 간혹 토요일에만 파는 메뉴도 있는데, 평소에는 두 가지 메뉴와 음료만 판매한다. 돼지고기 타코인 까르니따는 살코기, 혼합, 껍데기, 오소리감투, 혀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초리소는 멕시코식 소세지로 매콤 짭짤한 강렬한 맛이 특징이다. 모든 타코에는 잘게 썬 양파와 고수가 들어가고 라임 슬라이스와 함께 서빙된다.

타코 4피스, 살코기 까르니따 2피스, 혼합 까르니따, 초리소, 옥수수 또르띠야, 2022 직접촬영

비야게레로의 타코는 매우 강렬한 맛을 자랑한다. 일단 까르니따는 고기를 기름에 끓인다. 보통 고기의 비린내라고 하는 것은 기름, 비계에서 올라오기 마련인데 그냥 기름에 넣고 푹 끓인다. 그래서 처음 방문했거나, 한국식 타코만 먹던 사람이 껍데기, 내장 등이 섞인 혼합 까르니따를 먹으면 비리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가게의 인상이 워낙 강렬하다보니 그 맛이 이해가 된다.

비야게레로를 브랜딩 관점에서 바라보면 브랜드가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용자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비야게레로의 운영진이 대단한 브랜드의 전문가도 아닐테고, 브랜드 전문가의 자문을 받은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음식을 잘 하시는 분들 아닌가! 게다가 이 분들은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든다. 옥수수 또르띠야도 직접 만들어서 구워주신다. 그런데 브랜딩에 고민하고 투자할 여력이 얼마나 되셨겠는가.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브랜드를 좋아하고, 널리 알리고, 이 브랜드에서 “진짜 멕시코 타코는 이런게 아닐까!”라는 경험을 한다. 마케터로서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가게다.

아무튼 비야게레로는 진짜 타코를 맛보고 싶은 분에게는 꼭 추천하는 장소다. 팁이 있다면 살코기 까르니따부터 먹어보시고, 초리소는 무턱대고 주문하지 말고 추가 주문해서 드셔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옥수수 또르띠야는 한 장 정도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시는 것 같다. 직접 만든 또르띠야여서 소금만 뿌려 먹어도 정말 맛있다. 포장도 가능한데, 포장해서 드시는 경우 가까운 선정릉 공원 입구 벤치에서 드실 수도 있다. 걸어서 10~15분 정도 걸릴 수 있는데 쓰레기는 꼭 쓰레기통에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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