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마케팅
스타트업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신뢰 마케팅의 중요성이다. 소비자는 기업을 쉽게 신뢰하지 않는다. 특히 새롭게 태어난 스타트업은 더욱 그렇다. 누가 이제 막 생긴 기업을 믿겠는가? 지금부터 신뢰의 중요성과 마케팅에서 신뢰를 얻는 세 가지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신뢰의 중요성,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당근마켓이 1,800억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3조로 평가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당근마켓과 마찬가지로 중고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중고나라는 기업가치를 1,300억원 가량으로 평가 받으며 롯데에 인수되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아직도 플랫폼 규모만 놓고 보면 중고나라가 당근마켓을 앞선다. 중고나라의 누적 가입자수는 2,300만 명인 반면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자수는 2,000만 명에 그쳤다. 2020년 기준 중고나라의 거래규모는 5조원 상당이었지만 당근마켓의 거래규모는 1조원에 불과했다. 2020년 대비 2021년에 당근마켓 이용자수가 약 2.3배 성장했음을 감안할 때 2021년 거래규모는 약 2조에서 3조 사이로 추정할 수 있겠다. 중고나라의 거래규모를 추정하기는 어렵겠지만 크게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라 가정하면 아직도 중고나라가 규모는 더 크다고 볼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은 그 규모에서 경쟁력이 생긴다.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수요자와 공급자를 모을 수 있다. 하지만 규모가 더 큰 중고나라의 기업가치가 당근마켓의 30분의 1로 평가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신뢰’라는 측면에서 그 원인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중고 거래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바로 중고 물품의 품질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 아닐까? 중고 시장은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정보가 비대칭적으로 존재하는 레몬 시장이기 때문에 중고 물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와 중고 물픔을 판매하려는 공급자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기 어렵다.
중고나라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을 형성하는 일에 성공하였고 중고 거래 시장을 개척했다. 하지만 끝끝내 신뢰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중고거래하면 ‘벽돌’이라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치트라는 앱도 생겨났다.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사기피해 사실이 있는지 조회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앱이다.
당근마켓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진정한 중고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당근마켓에 가입하면 36.5도의 매너 온도가 부여되는데, 이 온도는 매너 있게 거래를 많이 할 수록 올라가고 비매너 거래를 많이 할 수록 떨어진다. 구매자는 판매자의 매너 온도를 보고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구매자나 판매자 모두 매너 없이 행동하면 온도가 떨어지고, 그러면 다음 거래를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신뢰를 얻는 세 가지 마케팅 기법
스타트업이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다음 사실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고객은 새로 생긴 기업에 쉽게 믿음을 주지 않는다.” 지금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마케팅 기법을 예시와 함께 설명해보겠다.
첫째, 인물을 통한 신뢰 형성
병원이나 변호사 홈페이지에 방문했을 때 의사나 변호사 사진이 대문짝 만하게 걸려 있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런 모습이 일종의 클리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약간은 촌스럽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고객과의 신뢰 형성에 대단히 큰 도움을 주는 요소다.
고객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면에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을 부각시키는 일과 부각시키지 않는 일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고객에게 이 제품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인지시킴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살 수 있다. 최소한 이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얼굴을 걸고 하는 일인데, 최소한의 책임은 다하겠지”
만약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판매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람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직접 출연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 제품을 만든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전달해도 좋고,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제공해도 좋다. (물론 직접 출연하면 더 좋겠지만)
둘째,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고? 무료가 아니라 혜택에 집중하세요.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마케팅 관점에서 이는 잘못된 말이다. 세상에는 무료 서비스가 참 많지만 누구나 무료 서비스를 다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에버노트라는 메모 프로그램을 잘 사용하던 사람이 노션이라는 메모 프로그램이 새로 출시되었다고 해서 바로 노션을 이용할 수 있을까? 에버노트에 저장해두었던 자신의 데이터를 옮기는 비용도 고려해야 하고 노션이라는 프로그램이 정말 잘 작동할지 아직 신뢰할 수 없다.
많은 스타트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무료’라는 점을 중요한 포인트로 삼고 있지만 이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고객들은 무료 서비스를 사용할 때에도 여러가지 비용을 고려한다. 무료는 그 비용을 줄여주는 요소 중 하나일 뿐 비용을 없애주는 요소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용은 고객에게 위험(risk)로 작용한다.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게 만들려면 위험을 줄여줄 만큼의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확실한 혜택에서 비롯된다. 고객에게 돈을 내고서도 쓰고 싶을만큼의 혜택을 제공해라. 그리고 그 혜택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제안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은 위험을 느끼지 않고 무료 서비스를 사용하려 할 것이다.
셋째, 콘텐츠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는 블로그를 개설하고 콘텐츠를 게재하는 것이다. 꼭 블로그가 아니어도 좋다. 유튜브도 좋고, 어떤 채널이어도 괜찮다. 당신이 가장 손쉽게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채널을 선택해서 콘텐츠를 배포하면 된다. 사람들은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좋은 콘텐츠는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사람들에게 신뢰를 준다.
콘텐츠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어떻게 해야 신뢰를 쌓을지 잘 모르겠다면 자신의 이름이나 브랜드를 걸고 콘텐츠를 꾸준히 작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콘텐츠가 쌓이고 쌓이다보면 어느샌가 고객들이 당신 또는 당신의 브랜드를 찾게 될 것이다.
2024년부터 제 회사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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