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마케팅 전략의 3대 난제
마케팅을 기업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고객이 누구인지 정의하고 고객을 관리하는 일’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스타트업 마케팅 전략은 조금 다르다. 세 가지 측면에서 다른 점을 설명해보겠다. (* 이하에서는 제품, 서비스를 제품이라고 줄여서 설명하겠다.)
첫째, 스타트업에게 지속적인 판매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구매의도와 구매행동이 일치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구매의도란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의향, 의사를 말한다. 구매행동은 구매의도가 실제 제품의 구매로 이어지는 일을 의미한다. 누군가 당신에게 “만약 2박 3일간 강원도 속초를 여행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면 구매할 의향이 있으십니까?’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비교적 크게 고민하지 않고 답을 할 것이다. 구매의도가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 구매 상황이 되었고 동일한 질문을 받는다면 고민의 정도와 깊이는 달라질 것이다. 구매행동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구매의도와 구매행동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이 제품을 출시하기 전 이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 사전조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고 싶다고 답한다. 하지만 이러한 답변이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까? 물론 출시 초기에는 실제 구매자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제품을 구매할만큼 모험적인 사람은 시장에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신제품의 확산과정을 다루는 제품수명주기 이론에서는 이러한 고객을 ‘혁신수용자 (Innovators)’로 분류한다.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는 모험적인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람의 비율은 전체 시장에서 2.5%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얼리어답터(Early Adopters)’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혁신수용자의 다음 단계에서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데, 이러한 사람의 비율도 전체 시장에서 13.5%에 불과하다. 심지어 얼리어답터는 혁신수용자와 달리 선별적으로 제품을 수용한다.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제품을 선뜻 구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많은 스타트업의 제품이 얼리어답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사라지곤 한다.
둘째, 스타트업에게는 절대적으로 고객이 부족하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의 스타트업 시장조사기관 CB Insights의 조사에 따르면 고객의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존재 목적은 고객을 창출하는 일이며 이를 통해 기업이 존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역시 기업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은 다른 기업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스타트업도 기업의 범주에 포함된다. 단지 창업 초기의 기업일 뿐이며 좀 더 모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경우에도 고객의 창출이라는 본질적인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스타트업이 고객창출에 실패하는 이유는 언제나 단 하나로 귀결된다.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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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스타트업은 두 가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서론이 길었다. 적은 수의 고객이라도 지속적인 판매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기업은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적은 수의 고객도 확보하기 힘들고, 지속적인 판매도 유지하기 어렵다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스타트업의 경영자는 자신의 인생을 걸고 사업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그러면 기업이 폭발적 성장은 못하더라도 생존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성장은 생존 다음에 있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존중하고 그 방식이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다수의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다.
스타트업의 마케팅 전략 3가지
첫째, 기존 시장의 카테고리에서 설명하기
절대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려고 시도하지 말아라. 일단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시장은 없다. 그리고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일에는 굉장히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기존 시장의 카테고리 안에서 돈을 좀 더 낼 의향이 있는 사람을 찾고, 그 사람에게 우리 제품을 설명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보자. 카메라 시장에 필름 카메라만 존재하던 때에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되었다. 초기에는 혁신 수용자만 위험을 감수하며 구매했고, 그 다음에는 얼리 어답터가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한다. 왜 구매했을까? 디지털 카메라가 가진 ‘편의성’ 때문인데, 얼리 어답터는 필름 카메라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더 편리한 카메라를 쓰기 위해 돈을 더 쓴 셈이다. 조기 다수 수용자(Early Majority)는 카메라를 교체할 시기가 되었을 때 베스트셀러인 디지털 카메라를 샀을 뿐이다. 그리고 후기 다수 수용자(Late Majority)는 조기 다수 수용자가 디지털 카메라를 잘 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한다. 그리고 이 유형의 소비자 집단이 구매할 정도가 되면 디지털 카메라는 이미 제품으로서 완성된 상태다. 당신은 절대로 시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조기 다수 수용자와 후기 다수 수용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
기존 시장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복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이 수용할만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 시장의 지배적 제품을 대체할 대체품을 만들려고 시도하지 말자. 그런 의미에서 중복 투자가 어려운 제품은 시장 진입이 어렵다.
둘째, 기존 시장의 카테고리에서 차별화 포인트 만들기
앞서 설명했던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의 예시를 잘 떠올려보자. 디지털 카메라는 편의성이라는 독특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카메라라는 본질적 특징은 변하지 않았다. 약간의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세상 특이한 무언가는 차별화가 아니다. 비슷한데 약간 다른 무언가가 차별화다. 세상 특이한 무언가는 기존 시장의 카테고리에 집어넣기 어렵기 때문에 대중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어떤 시장을 공략할지 정했다면 그 시장에서 어떤 차별점을 노릴지 잘 떠올려보자. 하나만 잘 비틀어도 쉽게 사람들의 인식에 자리잡을 수 있다. 아이디어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문기사를 열심히 읽어보는 일이다. 만약 당신의 차별화 아이디어가 정말 잘 먹히는 아이디어라면, 보도자료를 배포했을 때 성과가 좋을 것이다. 기자들은 항상 새로운 무언가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세상 특이한 무언가는 기자들도 이해하기 어렵다. 기존 시장에는 존재했지만 약간 다른 무언가가 있다면 기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대중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아이디어가 기사화가 되는지 유심히 살펴본다면 좋은 차별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콘텐츠로 고객 여정을 장악하기
어떤 시장을 공략할지 정했고 차별화 포인트도 잘 잡았다면 콘텐츠로 고객 여정을 장악해야 한다. 고객은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긴 구매 여정을 거친다. 이 제품이 정말 괜찮은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없는지 살펴보는 일이 구매 여정이라고 보면 된다. 구매여정을 장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좋은 수단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이다.
블로그도 좋고,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면 유튜브도 좋다. 고객의 구매여정에 도움이 될만한 콘텐츠를 제작해서 고객에게 제공하자. 콘텐츠가 쌓이고 쌓일 수록 차별화 요소가 되고 지속적인 판매를 유발하게 된다. 잘 만든 콘텐츠는 제품, 서비스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 여러모로 쓸모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콘텐츠 마케팅을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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