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커머스 시장 톺아보기

들어가며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란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상품 또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라이브 커머스는 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한 미디어 커머스의 일종으로, ‘동영상 스트리밍’이라는 미디어 타입을 활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규모 라이브 커머스를 최초로 시작한 기업은 중국의 알리바바다. 2016년 ‘타오바오 라이브(Taobao Live)’ 서비스를 시작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국내에서는 ‘그립’이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부터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알아보고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겠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 개요

라이브 커머스의 특징

라이브 커머스의 가장 큰 장점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다. 동영상 스트리밍을 바탕으로 판매자와 시청자(잠재 구매자) 사이에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을 때 구매자와 시청자간 질의응답을 할 수도 있고, 판매자가 시청자의 반응을 보며 판매 방식을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커머스의 혁신이라 평가 받는다. 첫째, 기업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구매 전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McKinsey&Company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라이브 커머스를 이용한 기업은 30%의 구매전환율 기록했는데, 이는 전통적인 이커머스에 비해 10배 높은 수치다. 또한 기업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브랜드 전략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브랜드 전략의 성공은 브랜드 경험에 달려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시청자를 브랜드 경험을 강화시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데 유용한 미디어 타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

라이브 커머스는 강력한 장점을 바탕으로 기업의 판매 성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었고, 시장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McKinsey&Company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2017년 30조 달러 규모에서 2019년 670조 달러 규모로 2년 사이에 22배 넘게 성장하였다.

라이브 커머스에서 다루는 제품 또한 점차 확정되고 있다. 초기에는 라이브 커머스에서 의류, 잡화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점차 신선식품, 가전제품, 가구 등으로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이나 오프라인 티켓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테슬라-BMW-아우디’도 뛰어들었다…’라이브커머스’ 도대체 뭐길래

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의 차이

라이브 커머스와 홈쇼핑은 매우 유사하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며, 홈쇼핑은 TV를 기반으로 한다는 차이를 가진다. 다시 말해, 홈쇼핑의 소비자는 TV 시청자로 한정되지만 라이브 커머스의 소비자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기기를 가진 모든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라이브 커머스가 홈쇼핑에 비해 더욱 실시간 소통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경우, 홈쇼핑 산업은 법으로 규제하고 있으나 라이브 커머스 산업에는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라이브 커머스는 홈쇼핑에 비해 판매 형식에 큰 자유도를 가질 수 있다.

홈쇼핑은 국내 유통시장 중 수수료가 가장 비싼 유통 채널이다. 홈쇼핑의 수수료율은 약 30%에 달한다. 하지만 라이브 커머스 업체는 수수료율을 10%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어 홈쇼핑에 비해 수수료가 매우 저렴하다. 수수료율의 차이로 인해 홈쇼핑은 홈쇼핑 전용 상품을 따로 출시하여 비교적 원가가 저렴한 고마진 상품을 따로 판매하지만, 라이브커머스에서는 다른 채널과 동일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소비자의 선택 폭이 더 넓어지는 셈이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 현황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규모, 점유율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1월 기준 약 51.3%다. 온라인 유통시장의 규모는 통계청의 ‘온라인 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61.7조원으로 집계되었으며, 2021년에는 11월까지 174.1조원으로 집계되었고, 12월에는 거래액이 늘어나는 특성을 감안할 때 2021년 예상 거래액은 약 190조원으로 추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 자료,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 (직접 가공)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 자료,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 (직접 가공)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직접 가공)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직접 가공)

라이브 커머스는 온라인 채널로 분류되는데, 정확한 통계는 공개된 바 없다. 단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이베스트 투자증권,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의 자료를 바탕으로 여러 기사가 작성되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자료는 이베스트 투자증권의 자료를 참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2020년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규모를 3조로 추산했는데, 업계의 전망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자신의 업계를 크게 바라보는 관행을 감안할 때 3조라는 전망은 과대평가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 추정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 추정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중국 이커머스 시장 내 라이브 커머스 침투율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적용하여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를 2020년 기준 4천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추정치는 비교적 현실적이라 볼 수 있으나, 중국의 침투율을 한국에 직접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비현실성을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4천억원이라는 수치는 타당한 수치일까?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 추정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 추정

국내 최초 라이브 커머스 전문 플랫폼인 그립은 자사의 2019년, 2020년 총 거래액을 240억이라 밝혔다. 또한 네이버의 라이브 커머스 기능인 쇼핑 라이브가 2020년 7월에 출시되었으며 네이버는 쇼핑 라이브 출시 1년만에 거래액 2,500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라이브 커머스 경쟁자인 배달의 민족은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시간당 최고 거래액이 2억 1,8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쇼핑 라이브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누적 거래액이 3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카카오의 방송당 평균 거래액이 1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배달의 민족 누적 거래액 역시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도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네이버·카카오 ‘라방’ 거래액 6배 차이…왜 이렇게 벌어졌나

네·카·배 빼면 전멸…쿠팡도 못살리는 라이브커머스 딜레마

카카오쇼핑라이브 1년, 방송당 평균 거래액 1억원…“성장세 더욱 높아질 것”

그립, 네이버, 카카오, 배민, 카카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해 보았을 때 2020년 4,000억원이라는 수치 역시 다소 과대평가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네이버가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2,5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면, 2020년 12월까지는 그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거래액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2020년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규모는 대략 2,000억원으로 평가해야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통계청의 온라인 유통시장 규모를 바탕으로 할 때, 이커머스 시장에서 라이브 커머스의 점유율은 약 0.12%라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의 침투율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성

그렇다면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성을 매우 높게 전망하는 현 상황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의 추정치는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침투율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한 결과다. 하지만 그 결과의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렇다면 성장성을 2020년 4천억원에서 2021년 2조 8천억원으로 7배 성장한다는 추정 역시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다음은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검색한 결과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네이버 사용자가 네이버에서 특정 키워드를 얼마나 많이 검색하는지 ‘트렌드’를 보여준다.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관심도는 2020년 2월을 기점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2021년 10월~12월 부근 정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하락세가 나타났고 2021년 12월에는 관심도가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네이버 데이터랩, 라이브 커머스 검색량 추이
네이버 데이터랩, 라이브 커머스 검색량 추이

중국과 한국은 다르다. 중국은 모바일 결제 시장이 6년 사이에 40배 성장할 만큼 기술 도입 속도가 빠른 측면이 존재한다. 공업화를 넘어 정보화로 매우 빠른 속도로 산업화가 이루어지는 국가의 특성상 현금 결제에서 신용카드 결제라는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모바일 결제로 곧바로 넘어갈 수 있었다. 라이브 커머스 역시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오프라인 쇼핑에서 온라인 쇼핑이라는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라이브 커머스라는 새로운 쇼핑 행태로 곧바로 넘어가는 급진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차트로 보는 중국] 中 모바일결제 시장의 폭풍성장

하지만 한국은 중국에 비해서는 성장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나가는 국가이기 때문에 라이브 커머스가 안착할 때 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기술의 도입에 따른 기대와 수용 변화를 설명하는 Gartner의 Hype Cycle에 따르면, 한국에서 라이브 커머스는 기대의 정점을 통과하는 중이 아닐까? 라이브 커머스가 진정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Gartner, Hype Cycle
Gartner, Hype Cycle

마치며

라이브 커머스의 가치는 분명하다. 실시간 소통을 통한 구매 전환율 증대, 충성 고객 확보와 브랜드 경험 향상. 하지만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이제서야 막 태동하고 있고, 영향력도 매우 작다. 누군가 라이브 커머스가 성장할지 묻는다면 ‘반드시 성장한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점이 정확하게 언제라고 답하기는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사례를 들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소비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카카오는 2021년 12월 그립을 인수했고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네이버와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컬리와 SSG.COM은 상장을 계획 중이다. 과연 이커머스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콘텐츠 내용이 마음에 드셨나요?

잠깐만 시간을 내셔서 만족도를 알려주세요!

Rating: 4.5 (Votes: 8)

아직 콘텐츠를 평가한 사람이 없습니다. 첫번째로 콘텐츠를 평가한 사람이 되어보시겠어요?